케팔로스(Cephalus)는 포키스(Phocis)의 통치자 데이온(데이오네오스, Deoin, Deioneus)과 크수토스(Xuthus)의 딸 디오메데(Diomede)의 아들이고, 프로크리스(Procris)는 아테네의 왕 에레크테우스(Erechtheus)와 나이아드(Naiad, water nymph)인 프락테시아(Praxithea)의 딸이다.
이 둘은 만나서 서로 사랑에 빠져 결혼했다. 어느 날 케팔로스가 사냥에 나갔는데, 그에게 반해 있던 새벽의 여신 에오스(Eos)가 그를 납치해 갔다. 에오스는 억지로 그와의 사이에서 아이 파에톤(Phaethon)까지 낳았지만, 그는 절대로 에오스의 사랑을 받아들이지 않고, 계속 프로크리스만을 그리워 했다.
![]() |
Cephalus and Aurora(Eos) by Nicolas Poussin, Public domain, via Wikimedia Commons, Link |
짜증이 난 에오스는 케팔로스를 돌려 보내며, 프로크리스도 충실한 배우자가 아니라고 말했다. 에오스는 케팔로스를 다른 남자의 모습으로 변신시켰다. 낯선 이의 모습을 한 케팔로스는 프로크리스를 유혹했는데, 그녀는 처음에는 거부했지만, 많은 돈을 주며 계속 유혹하자 결국 굴복했다. 그러자 케팔로스가 본 모습을 드러내며 그녀를 탓했고, 스스로의 모습에 치욕을 느낀 프로크리스는 도망쳤다. (다른 이야기에 의하면, 에오스가 프텔리온(Pteleon)이란 사람을 보내 황금 왕관으로 프로크리스를 유혹했고, 그녀는 그를 침대로 받아들였다. 이 때 케팔로스가 나타나자, 프로크리스는 도망쳤다.)
불충한 배우자라 낙인찍힌 프로크리스는 크레테로 도망갔다.
아버지 닮아 바람둥이었던 크레테의 왕 미노스때문에 속을 끓였던, 그의 아내인 파시파에는 그에게 저주(또는 원인을 알 수 없는 병)를 걸어 놓았다. 이 저주(또는 병)는 정사를 나눈 후 사정을 할 때 정액이 아닌 전갈이나 독뱀, 지네을 사정하는 것으로, 따라서 미노스와 관계한 정부들은 다 죽었다. 아내인 파시파에는 신격체이므로 죽지는 않았지만, 아이를 가질 수는 없었다.
미노스는 프로크리스에게 잠자리를 함께 하기를 청하였다. 그 저주를 알고 있었던 프로크리스는 보호능력이 있는 키르케의 약초를 이용하여 약을 만들어 먹고 잠자리를 같이 했는데, 그 이후 저주(병)이 치료되었다고 한다. (키르게 Circe. 오딧세우스 부하들을 돼지로 만든 그 마녀 맞다. 그녀는 파시파에와 자매지간이다.) 또는 그 저주 때문에 고민하는 미노스에게 프로크리스가 염소의 방광을 주며, 그것을 여인의 질에 넣고, 거기에 사정을 하게 했는데(지금의 콘돔과 같은 역할이다.), 그렇게 미노스의 정부는 죽지 않게 되었다.
그런 후 프로크리스는 미노스를 파시파에에게 돌려 보냈는데, 미노스의 저주(병)이 치료되어 파시파에가 아이를 가질 수 있게 되었다. 이에 대한 감사의 표시로, 미노스는 프로크리스에게 미끼를 절대로 놓치지 않는 사냥개 라일라프스와, 절대로 표적을 비켜나가지 않는 투창을 주었다. (혹은 프로크리스가 수치심에 케팔로스에게서 도망친 후 아르테미스와 사냥을 하며 지냈는데, 아르테미스가 그녀를 남편에게 돌아가게 설득하며 사냥개 라일라프스와 투창을 주었다고도 한다. )
수 년 후에 돌아 온 프로크리스는 화해의 징표로 사냥개 라일라프스와 투창을 남편 케팔로스에게 주었다.
사냥을 매우 좋아했던 케팔로스는 프로크리스를 남겨두고 홀로 사냥을 다니곤 했는데, 사냥을 끝내면 땀범벅이 된 채 그늘에 누워, "사랑하는 산들바람(제피로스:Zephyrus, 또는 아우라:Aura)[1]여, 내 무릎으로 와서 내 몸의 열기를 식혀 다오." 라며, 바람을 부르곤 했다. 이것을 엿들은 시종이 이를 프로크리스에게 말하자, 케팔로스가 다른 연인을 두고 있다고 생각한 그녀는 사색이 되어, 몰래 케팔로스의 뒤를 쫓아가 살펴보다가, 그 이름(제피로스 또는 아우라)이 연인의 이름이 아닌 바람이라는 것을 깨닫고, 기뻐서 뛰어나가려 했다. 뒤에서 바스락 거리는 소리를 들은 케팔로스가 짐승이 덮치려는 것으로 생각해서 절대 표적을 비켜나가지 않는 투창을 그 소리가 나는 방향으로 던졌고, 당연히 그 창은 프로크리스에게 명중했다.
![]() |
케팔로스와 프로크리스 프로크리스가 절대 표적을 비켜나가지 않는 창에 맞아 쓰러져 있다. Paintaed by Paolo Veronese, Public domain, via Wikimedia Commons, Link |
프로크리스는 케팔로스의 품에서 죽어가며, "우리의 결혼 서약에 맹세코, 에오스와는 절대로 결혼 하지 마시오."라며 유언을 남겼다. 케팔로스는 스스로 추방자가 되어 테베로 떠났다.
테베에서 케팔로스는 헤라클레스의 의붓아버지 암피트리온(Amphitryon)을 만나 그가 테우메소스의 여우를 잡는 것을 도왔고, 또 테베에 대항한 싸움을 도와 승리하여, 암피트리온으로부터 그 대가로 사모스(Samos)라는 섬을 받아, 통치자가 되었다. 이 섬은 그의 이름을 따서 케팔로니아(Cephallonia)라 불린다.
케팔로스는 자신이 프로크리스를 죽였다는 죄책감을 이기지 못하고 결국에는 레우카스 곶(Cape Leucas)에서 바다로 뛰어 들어 자살했다.
1. 아우라(Aura)는 라틴어로 산들바람을 뜻한다고 한다. 새벽의 여신 에오스는 로마신화에서 아우로라(Aurora)라고 불린다.
0 개의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