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8/2018

(만화) 오르페우스의 창에 숨은 역사 - 1


러시아 볼셰비키 혁명을 배경으로 한 스케일 큰 순정만화 오르페우스의 창
(니벨룽겐의 반지에 나오는 지그프리트와 크림힐트가 중요한데 왜 제목을 그리스 신화에서 따왔는지, 비극적인 사랑을 해서 인가?)

상당히 오래된 만화이다.
주인공은 유산 때문에 남자로 자라게 된 아름다운 여자 유리우스.
러시아의 혁명가 알렉세이 하이로프를 만나 사랑에 빠지게 되고, 러시아로 떠난 알렉세이를 따라 러시아로 간다.
거기서 러시아 귀족 유스포프 백작을 만나게 되고 유리우스가 혁명가인 알렉세이 하이로프를 찾는다는 것을 알게된 그는 유리우스를 자기 집에 연금시키며 ....어쩌구 저쩌구.
끝부분에 레오니드 유스포프가 러시아 황후의 총애를 등에 없고 횡포를 일삼는 괴승 라스푸틴을 암살하는 내용이 나온다.
라스푸틴은 실존 인물이므로 어디까지가 가공이고 어디까지가 역사일까 궁금해졌다.
사실인 즉, 라스푸틴을 살해한 사람의 성은 유수포프(Yusupov, 유스포프라고 읽을 수도 있겠네)가 맞다. 유서깊은 귀족가문이라는 것도 맞고, 황제의 조카딸과 결혼한 것도 맞다(조카딸의 이름은 다르네.)
그러나 이름은 레오니드가 아니고 펠릭스이다. 황제와 러시아에 충성스러운 냉철한 군인 레오니드 유스포프 백작과는 달리 펠릭스 유수포프는 자유분방하고 방탕하며 애국심이란 것에는 관심도 없는 귀족이었다
 
역사는 다음과 같다.

1887년 3월 23일 세인트 페테르스부르크에서 태어난 펠릭스 유수포프(Felix Felixovich Yusupov)는 지나이다 유수포바(Zinaida Nikolayevna Yusupova) 공주와 수마르코프-엘스톤 (Felix Feixovich Sumarokov-Elston) 백작의 둘째 아들(아버지와 이름이 같네)로 5 살 위의 형 니콜라이(Nicholai)를 가족으로 하고 있다. 유서깊은 유수포프 가의 이름을 계승하기 위해 황제의 명에 의해 엘스톤 백작은 결혼하며 아내의 성인 유수포프를 따르게 되었다.

고대 타타르를 기원으로 하는 유수포프 가문은 16세기 말 이반 뇌제 집권 시절 러시아에 편입하였고 러시아 정교로 개종하였다. 이후 러시아의 시베리아 정벌에 참가하여 광산과 모피가 풍부하게 생산되는 광활한 대지를 영지로 얻었고, 곧 러시아에서 가장 부유하고 영향력있는 가문이 되게 된다(황제의 재산을 넘어설 정도로 부유했다고 한다). 유수포프가의 영지는 크리미아 반도부터 모스크바, 세인트 페테르스부르크까지 여기저기 자리잡고 있으며, 세인트 페테르스부르크에만 모이카 운하(Moika Canal)을 따라 자리 잡은 건물(그들의 주요 거주지였음)을 포함하여 3개의 궁을 가지고 있었고, 그 스케일과 화려함에 있어 짜르(Tsar;황제)의 궁과 맞먹을 정도였다.

Princess Zinaida Yusupova Prince Felix Yusupov
지나이다 유수포바 펠릭스 유수포프
그 당시 미모로 유명했던 지나이다를 닮아 펠릭스도 걸음마를 시작할 때부터 빼어난 외모를 자랑했다. 그녀는 크고 짙은 푸른 눈과 고전적인 섬세한 용모를 가진 펠릭스의 미모를 자랑스러워 하며, 가족과 친구들이 그의 용모를 칭찬하면, 대단히 만족해 했다. 둘째 아이로 딸을 원했던 그녀는 펠릭스가 어렸을 때 여자아이의 옷을 입혀서 다니기도 하였다.  그녀의 남편은 아들들에게 엄격하고 거리를 두었던 반면 그녀는 응석받이로 키웠다. 그 당시 대부분의 귀족들은 어려서 지나친 부와 사치에 노출되기는 하지만, 가능한 한 평범한 어린 시절을 보내게 하려고 했으나, 그녀는 러시아 제국의 기준에서 조차도 사치스럽고 호화로운 환경에서 그들이 해달라는 것은 무엇이든지 해주었기에 니콜라이와 펠릭스는 태도가 불량한 방종한 아이들로 자라났다. 아버지만이 그들을 통제할 수 있었으나, 백작은 자주 집을 비웠기에 대부분의 시간 동안 그들은 마음껏 궁을 활보하였다. 하인들과 선생들은 뒤에서는 그들에게 손가락질하며 수군거렸지만, 앞에서는 요구를 거절하지 못했다. 펠릭스와 니콜라이는 자신들이 가진 지위와 특권이 어떤 것인지 금방 이해하게 되었고, 이것들은 그들의 인성에 나쁜 영향을 주었다.  니콜라이는 극단적으로 거만하고 건방졌었고, 이는 아주 젊어서 생을 마감하는 계기가 되었다.(한 여자를 둔 결투에서 죽음을 당했다는데, 니콜라이가 유부녀를 유혹 했단다.)

1903 ball - Zinaida and Felix Yusupovy The Yusupov family. Prince Felix, Prince Nicholas, Count Felix Felixovich Sumarkov-Elston and Princess Zinaida
수마르코프-엘스턴 백작과 지나이다 유수포바 펠릭스, 니콜라이, 수마르코프-엘스턴, 지나이다
니콜라이와 펠릭스는 연극을 매우 좋아했는데, 펠릭스는 연기에도 아주 뛰어났단다. 여성 역할의 수행하는 것 뿐만 아니라, 평민 역할 에서 리셀리외 추기경의 역까지 훌륭하게 변신해 냈다고 한다.
펠릭스는 자신의 어머니의 옷을 입고 레스토랑이나 클럽에 나가는 것을 즐겼는데(어려서 여자이이처럼 키웠던 것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말도 있다), 십 대 때에는 여장을 했을 때 무척 아름다워 황제 친위대 장교들이 그에게 접근하기도 했단다.

어느 날 어머니의 옷을 입고 외출하였다가 돌아오며 보석을 잃어버리는 사건이 발생하며 그의 부모가 그의 이러한 행태를 알게 되었고, 그의 아버지는 매우 노하여, 그의 성격 중 여성스런 성향을 없애고 진짜 남자가 되도록 하기 위해, 전직 군인을 고용하여 펠릭스를 훈육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그의 아버지가 세운 규율은 금방 사라지고 펠릭스는 예전으로 되돌아갔다. 그의 교육은 해외에서도 계속되어, 영국 옥스포드 대학에서 공부하며 옥스포드 대학 러시아인회(Russian society)를 설립했고, 그곳에서 파티, 무도회, 연극 등을 자유롭게 즐기며 사교계의 중심이 되었다.

펠릭스는 사생활에서는 문란하고 방탕했지만 천성은 좋은 사람이었는지 어려운 사람들을 흔쾌히 도와주고 많은 자선을 베풀었다고 한다.(유수포프 가문은 대대로 자선을 많이 베풀어 왔다고 한다. 지나이다도 친절하고 호의적인 것으로 유명했는데, 겉으로 만이 아닌 진심으로 곤란을 겪는 사람을 물심 양면으로 도왔다고 한다.)한때 전 재산을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주려고 하는 것을 어머니인 지나이다가 만류하였단다.
Irina Yusupova wedding day Yusupov
펠릭스의 아내 이리나 알렉산드로바 유수포프 부부
영국에서 러시아로 돌아온 후 짜르 니콜라스 2세의 조카인 이리나(Princess Irina Alexandrova of Russia, Grand Duke Alexander Mikhailovich of Russia 와  Xenia Alexandrova of Russia의 외동딸 )와 사랑에 빠져 결혼을 약속함으로서 모두를 놀라게 하였다(펠릭스가 남자들과 육체적 관계를 했다는 소문이 있었으므로. 하지만 소문은 소문일 뿐 아무런 실제 증거는 없었다고 한다.). 그러나 그 결혼이 펠릭스를 가정에 안주하게 하고, 그의 성생활에 대한 소문이 사실이 아니었음을 증명하게 되며, 펠릭스가 재정적으로 든든하고, 언젠가 그가 유수포프가의 유산을 물려받게 되면 더 이상 모자랄 것이 없다는 의견 하에, 펠릭스의 어머니 지나이다와 황후 알렉산드라에 의해 황제와 이리나의 아버지의 축복을 받으며 전격적으로 결혼이 성사되게 되었다(1914년 2월 22일). 그 둘은 무척이나 잘 맞았고 행복했지만(펠릭스는 외향적이고 주목받기를 좋아했던 반면, 이리나는 내성적이고 수줍은 성격이었다고), 이 결혼이 펠릭스의 동성애에 대한 소문을 잠재우지는 못했다. 이듬해 펠릭스와 이리나는 딸(Irina Felixovna Yusupova, 9살까지 지나이다와 그의 남편이 키웠는데 응석받이로 키웠단다. 펠릭스와 그의 아내 이리나도 유모가 키워서 아기를 키우기에 부적합했지만, 펠릭스는 지나이다가 키워서 딸이 변덕스럽다고 했단다. 딸은 아버지와는 사이가 좋았으나 어머니와의 관계는 소원했다고 한다.) 하나를 낳았고 모이카의 궁에서 세계1차대전이 발발할 때까지 행복한 삶을 누리게 된다.


길다.
다음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