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1/2024

이런 HDD를 보았나.

 

컴퓨터가 특정 파일 읽는 것을 자꾸 실패하길래 하드디스크를 점검해 보았다. E 드라이브에서는 읽는 file을 F 드라이브로 복사해 오면 읽기 오류가 나는 것이다.

HDDScan 이란 프로그램으로 점검해 보았는데, 제일 빠르게 검사하는 Butterfly read를 진행시켜 보았다. 

그랬더니!!!!!!!! 

이런 HDD를 보았나, row read error rate가 빨간 경고등이 떴고, 수치가 16진수로 ff2d이다. 아직 진행 초반인데 bad sector가 10126개, 읽기 속도 20ms 미만인 것이 한 개도 없다. 읽기가 느리다 보니 진행이 더디어서 몇 시간이 지나도 디스크 검사를 완료를 할 수 가 없었지만, 더 볼 필요도 없으니 그냥 중지했다.

이상하다 싶을 때 빨리 검사해보았어야 했는데, 그 동안 HDD를 사용하면서 한 번도 이런 적이 없었기에 방심했더니...................이런 일이 벌어졌다.

그날로 HDD 새로 주문해서 교체했다.

저렇게 배드 섹터가 많은데도 불구하고, 하늘이 도왔는지 60%이상의 자료를 구했다. 뭐 그동안 모아 놓은 영화, 음악 같은 파일들이라 아쉽고 속상한 것 말고는 큰 문제도 없는 것들이니 큰 상관은 없다만, 정신이 번쩍든다.

CrystalDiskInfo나 HDDTune이란 프로그램을 사용하면 bad sector 검사 없이 디스크 상태만 점검할 수 있다하니, 주기적으로 점검을 해 주어야겠다. 





9/23/2024

에어컨을 하루 종일 켠다면?

징그럽게 더웠던 올 여름

지난 해와 비교했을 때, 올 여름 더위는 생각보다 늦게 찾아왔고, 추분에 이르러서야 끝났다. 

전기요금 폭탄 맞을까 벌벌 떨며 켜던 에어컨.

여기 저기서 하루 종일 틀어 놓아도 생각보다 전기요금이 크게 나오지 않는다고 해서, 백 만원도 넘는 비싼 물건 더위에 쩔쩔 매며 장식품 처럼 사용할 것이 아니라, 제대로 사용하는 것이 더 현명할 것이라 생각되어 시험 삼아 그냥 전기요금 생각 않고 틀어 놓아 보았다.

8월에 제일 전기 사용량이 많았던 날과 적었던 날을 비교하면 다음과 같다.  전용면적 85m²에서 실외기 최대능력 9800W 스탠드형 에어컨을 28℃로 하루 종일 켜 놓았을 경우이다. 집안 방문 다 열어 놓아 전체 면적을 냉각시켰다. 선풍기와 에어 서큘레이터를 함께 사용하면 28℃ 정도 에서도 쾌적하게 생활 할 수 있다. 

제일 사용량 많은 날
제일 사용량 적은 날











더 더웠던 날과 좀 덜 더웠던 날 간의 사용량 차이로 볼 때, 한 달 동안 에어컨을 끄지 않고 하루 종일 사용한다면, 300KWh정도 될 것으로 예측된다.

한전ON 전기요금계산에서 주택용(저압), 8월 달로 300KWh일 때의 에어컨 사용 전기 요금만 계산했더니 46530 원이 나왔다. 

전체 전기 사용량으로 계산하면 누진요금 때문에 상당히 달라 지지만, 평소 전기 사용량이 300KWh라면, 8월 한 달 전기 사용량 600KWh로 15만원이 되지 않는다. 

여름철 한 달 전기요금 15만원으로 그 더위를 쾌적하게 지낼 수 있다면, 싼 가격이다. 


7/02/2024

제우스가 에우로파에게 준 선물


티레(Tyre)의 페니키아(Phoenicia)의 왕 아게노르(Agenor)와 왕비 텔레파사(Telephassa)의 딸인 에우로파(Europa)에게 반한 제우스(Zeus)는 아름다운 하얀 수컷 소의 모습을 하고 왕의 소 무리에 섞여 기회를 보고 있었다. 시녀들과 함께 꽃을 따러 나온 에우로파가 하얀 소를 보고쓰다듬다가 그 등에 올라타자,  기회를 보던 제우스는 에우로파를 등에 태우고 그대로 달려 바다로 뛰어들어 크레테로 헤엄쳐 갔다. 의 앞에 나타난 제우스는, 그녀가 아름다운 소를 보고 다가와 쓰다듬다가  그 소의 등에 올라타자 그대로 바다를 건너 크레테로 갔다. 

크레테에 도착한 제우스는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고 푸른 잎이 울창한 나무 아래에서 그녀와 사랑을 나누었다. 에우로파는 제우스와의 사이에서 세 명의 아들, 미노스, 라다만투스, 사르페돈을 얻었다. 제우스는 에우로파를 매우 사랑했기에 그녀를 보호하기 위해 세 가지 귀한 선물을 했다.

첫째, 청동으로 만든 거인 탈로스(Automaton Talos)

Didrachm Phaistos obverse CdM
돌을 들고 던질 준비를 하고 있는 청동 거인 탈로스
BnF Museum, Public domain, via Wikimedia Commons, Link
자신이 없을 때, 해적과 침략자에게서 에우로파를 보호하기 위한 것으로, 제우스가 헤파이스토스(Hephaestus)에게 요청해서 만든 일종의 인공지능 자동기계(로봇)이다. 키는 30m에 달했고, 목에서 발목까지 하나의 혈관이 이어져 있는데, 발목에 청동 못을 박아 혈관을 막아 놓았다. 길이가  260km 가량되는 이 섬을 하루에 세 번씩 돌며 경비를 섰다 한다. 

둘째, 사냥감을 절대 놓치지 않는 사냥개 라일라프스(Laelaps)

세째, 표적을 절대로 비켜가지 않는 투창(Javelin)

이 선물들은 에우로파가 크레테의 왕 아스테리온(또는 아스테리우스)와 결혼하여 크레테의 첫 번째 왕비가 되며, 아스테리온의 소유가 되었고, 크레테를 지키는데 사용되었다. 아스테리온이 죽은 후에는 왕위를 이은 미노스에게 상속 되었다. 

탈로스는 크레테를 지키다 최후를 맞았다. 이아손(Jason)이 황금양털을 성공적으로 얻은 다음 배를 타고 돌아가던 중, 크레테 섬에 다가오자 탈로스는 이를 막기 위해 커다란 바위를 들어 배를 공격했다. 이아손의 연인이었던 메데이아(Medea, 미노스의 아내인 파시파에의 조카이다.)의 계략으로 탈로스는 스스로 발목에 있는 못을 뽑아, 모든 피(이코르:ichor)가 흘러나와 죽었다.

Cephalus Receiving the Spear and Hound from Procris MET DP807102
프로크리스가 투창과 사냥개를 케팔로스에게 내어 주고 있다.
Laurent de La Hyre, CC0, via Wikimedia Commons, Link
사냥개와 투창은 미노스가 파시파에의 저주를 키르케(Circe)의 허브를 이용하여 치료해 준 보답으로 아테네의 공주인 프로크리스(Procris)에게 선물했다. 

프로크리스는 남편인 케팔로스(Cephalus)와 갈등을 겪은 후 화해의 징표로 이 투창과 사냥개를 그에게 주었다. (이 창과 사냥개를 아르테미스가 프로크리스에게 주었다는 문헌도 있다.)

테베의 왕 라이오스(Laius)가 자신의 아들 오이디푸스의 손에 죽자 그의 처남인 크레온(Creon)이 섭정에 올랐다. 그러나 그가 권력을 잡자마자, 테베 사람들이 범한 죄로 신(아마도 디오니소스)의 분노를 사게 되어, 테베는 절대 잡히지 않는 여우의 공포에 시달리게 된다. 디오니소스가 보낸 이 거대한 여우(테우메소스의 여우:Teumessian fox)는 테베를 돌아다니며, 가축을 죽이고 아이들을 잡아 먹었다. 암피트리온(Amphitryon)이 약혼한 알크메네(Alcmene, 헤라클레스의 어머니)의 복수를 위해 크레온에게 도움을 요청하자, 크레온은 절대 사냥감을 놓치지 않는 개가 있다는 소문을 듣고, 그 대가로 테우메시안 여우를 잡아 줄 것을 요구했다. 

프로크리스의 남편 케팔로스는 암프트리온의 요청으로 라일라프스를 데리고 절대 잡을 수 없는 테우메시안 여우(Teumessian fox)를 사냥하러 나갔다.  절대 사냥감을 놓치지 않는 개와 절대로 잡히지 않는 여우의 질주는 끝날 수 없는 역설이었는데, 이 모순된 운명을 불쌍히 여긴 제우스가 나타나 두 짐승을 돌로 만들고 하늘로 던져 별자리로 만들었다. 사냥개인 라일라프스는 큰 개자리(Canis Major) 그리고 테우메소스의 여우는 작은 개 자리(Canis Minor)가 되었다. 

절대 표적을 놓치지 않는 투창은 케팔루스가 ...... 

제우스는 에우로파가 죽은 다음 그녀를 하늘에 올려 성단으로 만들고 자신은 다시 황소의 모습을 하고 그 성단에 들어가 별자리의 모양을 만들었다. 이것이 황소자리(Taurus) 이다.




이코르(ichor): 신이나 불멸자의 피를 칭하는 말로 천상의 액체(ethereal fluid)이다.

6/19/2024

그리스 로마 신화 - 크레테 왕가 계보



아게노르(Agenor)와 텔레파사(Telephassa)의 아들 카드모스(Cadmus)는 아레스(Ares)와 아프로디테(Aphrodite)의 딸 하르모니아(Harmonia)와 결혼하여 테베(Thebes) 왕가를 일궈 냈고, 딸 에우로파(Europa)는 수컷 소로 변한 제우스(Zeus)에게 납치되어 크레테(Crete)로 가게 되었다.
Jupiter and Europa, from 'Game of Mythology' (Jeu de la Mythologie) MET DP831076
납치 당하는 에우로파
Stefano della Bella, CC0, via Wikimedia Commons, Link
에우로파(Europa)는 시녀와 꽃을 따러 나왔다가 아름다운 하얀 수컷 소를 발견했다. 그녀는 소의  등을 쓰다듬어 주다가 그 위에 올라탔는데, 그 소는 그대로 바다를 건너 크레테로 갔고, 그 곳에서 자신의 정체(=제우스)를 에우로파에게 드러낸다.  에우로파가 제우스와 아들 셋, 미노스(Minos), 라다만투스(Radamantus 혹은 Radamanthys), 사르페돈(Sarpedon)을 낳은 후, , 제우스는 그녀를 크레테에 남겨 두고 떠났다. 크레테를 떠나면서 제우스는 에우로파를 해적이나 침입자에게서 보호하기 위해 청동으로 만든 거인 탈로스(Talos)와 사냥개 라엘라프스(Laelaps)를 선물로 주었다. 

프로메테우스의 아들 데우칼리온(Deucalion)과  에피메테우스와 판도라의 딸 피라(Pyrrha)의 (아들 헬렌(Hellen) 의 아들 도로스(Dorus)의 아들 텍타무스(Tectamus)의 아들)후손인 크레테의 왕 아스테리온(Asterion 혹은 Asterius)은 에우로파를 발견하고 결혼하여 왕비로 삼고, 제우스의 아들 셋을 입양하여 의붓아버지가 되어 주었으며, 그녀와의 사이에서 딸 크레테(Crete)를 얻었다. 그러면서 제우스가 에우로파에게 준 선물인 탈로스와 라엘라프스도 소유하게 되었다. 

아스테리온이 사망하자 왕위를 놓고 제우스의 세 아들이 다투게 되는데, 제우스에게 9년마다 교육과 상담을 받은 미노스가 가장 유력한 왕위 계승자였다. 미노스는 자신이 정당한 왕위 계승자임을 확고히 하기 위해 포세이돈에게 기도하는데, 포세이돈은 그 기도에 대한 답으로 눈처럼 하얀 황소를 그에게 보내며, 신에게 그 황소를 제물로 바치라고 하였다. 포세이돈의 답을 받은 미노스는 왕이 되지만, 인기가 많았던 라다만투스를 질투하여 위협이 되지 않도록 국외로 추방해 버렸다. 라다만투스는 보이오티아(Boeotia)로 달아나 남편을 잃고 혼자이었던 헤라클레스의 어머니 알크메네와 결혼했다.
사르페돈(Sarpedon)은 문헌에 따라 제우스와 에우로파의 아들인 경우도 아닌 경우도 있다.
미노스는 달아난 다에달로스를 잡으려다 그의 계략에 빠져 욕조에서 삶아져 죽는다. 

Mack, Ludwig, Die Unterwelt, mitte
심판석에 앉아 있는 미노스, 아이아코스, 라다만투스(순서는 모름)
Ludwig Mack (1799-1831) 석판화, Bildhauer, Public domain, via Wikimedia Commons, Link
죽은 후 미노스는 라다만투스와 또다른 이복 형제 아이아코스(Aeacus)와 함께 지하 세계에서 죽을 이들을 심판하는 판관이 되었다. 라다만투스는 동양에서 온 이들을 심판하고, 아이아코스는 서양에서 온 이들을 심판하며, 미노스는 찬반의 수가 같을 때 결정할 권한을 가졌다. 

미노스는 너무 아름다운 그 황소가 아까운 나머지, 포세이돈과의 약속을 깨고 다른 황소를 제물로 바쳤다. 약속을 지키지 않은 미노스에게 화가 난 포세이돈은 미노스의 아내인 파시파에(Pasiphaë)를 그 황소에게 미친 듯이 육체적인 사랑에 빠지도록 만들었다. 

(Agen) Dédale et Pasiphaé - Jean Lemaire - Musée des Beaux-Arts d'Agen
나무 암소를 만들고 있는 다에달로스와 파시파에
Jean Lemaire, Public domain, via Wikimedia Commons, Link
GeorgeF.Watts-Minotauros
미노타우르스(Minotaurs)
(외롭고 슬퍼 보인다)
Enrique Palmeros Montúfar (Zeyrus Kuilg), Public domain, via Wikimedia Commons, Link
파시파에는 천재 다에달로스(Daedalus)에게 명령하여 나무로 만든 속이 빈 암소를 만들고 겉에 실제 암소 가죽을 씌워 실제 암소처럼 보이게 했다.  그 다음 그 안에 들어가 크레테의 황소를 속이고 관계를 맺어 머리는 황소, 몸은 사람, 그리고 황소의 꼬리가 달린 반인반수 미노타우르스(Minotaurs)를 낳았다.그리고 이름을 미노스의 의붓아버지이자 전임 왕의 이름을 따 아스테리온이라고 지었다. 다에달로스는 미노타우스를 가둬 놓을 미궁을 건설했다.

파시파에는 태양의 신 헬로스와 오세아니드(Oceanid 바다의 님프) 페르세(Perse)의 딸이다. 파시파에는 미노스가 바람피우지 못하도록 저주를 했는데(저주가 아니라 미노스가 알 수 없는 병에 걸렸다는 문헌도 있다.), 정사를 나눌 때, 정액을 사정하는 것이 아니라 전갈이나 독사를 내뿜게 만들어, 상대 여성을 죽게 만들었다. 파시파에는 신격체이므로 부부관계를 해도 죽지는 않았지만, 자식을 얻을 수는 없었다. 아테테의 공주인 프로크리스(Procris)의 도움으로 지료를 하고, 그 둘은 여덟 명의 자녀를 낳았다. 
파시파에는 크레테 섬과 동일시 되기도 하며, 지은이에 따라 미노스와 결혼해 여덟 명의 자녀를 낳은 것이 파시파에가 아니라 아스테리온의 딸 크레테라는 이야기도 있다. 

미노스의 아들 안드로게우스(Androgeus)는 무예에 출중했는데, 아테테에서 매 해 열리는 파나텐 축제(Panathenaic Games)에 참가하여 모든 경기에서 승리했다. 이를 시기한 참가자들이 안드로게우스를 죽이자, 미노스는 아테네와 전쟁을 선포했다. 아테네를 정복하지 못하자, 제우스에게 기도를 해서, 아테네를 기근과 질병에 고통받게 만들었다. 견디지 못한 아테네의 왕 아이게우스(Aegeus)가 항복을 하자, 그 조건으로 9년마다 7명의 청년과 7명의 처녀를 제물로 보내게 하여 미노타우르스의 먹이로 삼았다. 

Antoinette Béfort - Theseus and Ariadne 2
테세우스에게 실타래를 주는 아리아드네
Antoinette Béfort, Public domain, via Wikimedia Commons, Link
그 비극을 막기 위해 아이게우스 왕의 아들 테세우스(Theseus)가 제물들 사이에 끼어 크레테에 온다. 미노스의 딸 아리아드네(Ariadne)는 테세우스와 사랑에 빠져, 그를 살리기 위해 다에달로스에게 미궁에서 빠져 나올 방법을 물었고, 다에달로스는 실타래를 주며, 입구에 실 끝을 묶고 들어갔다가, 나중에 그 실을 따라 나오라고 말해 주었다. 아리아드네는 테세우스에게 크레테를 떠날 때 함께 데려가 줄 것을 약속 받고, 그 실타래를 주었다. 테세우스는 미노타우르스를 죽이고, 함께 갔던 아테네의 젊은이들과, 아리아드네, 그녀의 여동세 파이드라(Phaedra)를 데리고 크레테를 도망나왔다. 

아테네로 돌아가던 중 그들은 물을 구하기 위하여 낙소스(Naxos)섬에 잠시 머물게 되는데, 자기 아버지인 미노스를 배반한 아리아드네를 신뢰하지 않았던 테세우스는 아리아드네가 잠든 사이 이곳에 그녀를 버리고 갔다.(혹은 신탁에서 아테나가 아리아드네를 버리고 가라고 했단다.) 낙소스에 혼자 남겨져 상심해 있던 아리아드네를 발견한 디오니소스는 그녀와 결혼하였고, 아리아드네는 그의 충실한 배우자가 되었다. 아리아드네가 죽은 후 디오니소스(Dionysus)는 그녀의 보석이 박힌 왕관을 하늘로 올려 별자리(북쪽 왕관 자리 : Corona Borealis)를 만들었다. (지은이에 따라서, 아리아드네를 보고 사랑에 빠진 디오니소스가 아리아드네를 남겨두고 가게 만들었다고도 한다.)




아스테리온의 집(The House of Asterion)
아르헨티나 작가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Jorge Luis Borges)가 지은 미노타우르스의 시점에서 상황을 보는 아주 짧은 단편 소설이다. 난폭하고 잔인한 생각없는 괴물로 생각되던 미노타우르스를 다른 관점으로 살펴볼 수 있다. 


6/13/2024

역할에 따른 Queen의 호칭


Queen을 우리나라 말로 해석할 때 여왕 혹은 왕후, 왕비라고 한다. 여왕과 왕후는 엄연히 역할과 직함과 지위가 다른데, 영어를 쓰는 나라에서는 이것을 어떻게 구분하는지 궁금했는데, 역시 구별하는 호칭이 있었다.

Queen Regnant(여왕)

Queen Elizabeth II official portrait for 1959 tour (retouched) (cropped) (3-to-4 aspect ratio)
엘리자베스 2세(Elizabeth II),
Queen of United Kingdom
Donald McKague, Public domain, via Wikimedia Commons, Link
왕과 동등한 계급과 지위, 직함, 권력을 지닌 여성 군주. 왕위 계승권을 가지고 태어나 왕위를 물려받은 여성 왕이다. 왕(King)과 마찬가지로 주권을 소유하고 행사하며, 나라를 통치할 권리와 책임을 지닌다. 주권을 가진 나라가 왕국이 아닐 때,  여(황)제는 Empress Regnant, 공국에서는 princess regnant 또는 duchess regnant 라고 한다. 그 국가의 최고 권력자이기에 Regnant는 생략하고 Queen이라 부른다. 

우리나라에는 선덕여왕, 진덕여왕, 진성여왕,

영국에는  메리 1세, 메리2세,  엘리자베스 1세, 엘리자베스 2세,  앤, 빅토리아,

카스티야의 이사벨라 1세, 스페인의 이사벨라 2세 등이 있다.

Queen Consort(왕후, 왕비)

합법적으로 혼인한 왕의 아내로 왕과 사회적 지위를 공유한다. 역사적으로 가장 흔한 형태이기 때문에 흔히 배우자를 뜻하는 consort를 생략하고 그냥 queen이라 불리곤 한다. 왕의 아내이기 때문에 군주와 동등한 지위와, 대관식, 의례를 받지만, 왕의 정치적 권력과, 군사력을 공유하지는 않는다.  주권국이 왕국이 아닐 때는 empress consort, princess concsort 나 duchess consort라고 하지만 가장 흔한 형태이기 때문에 역시 consort는 생략된다. Queen regnant 와 Queen consort 모두 Queen이라 불려 혼동되지만 큰 차이가 있다.

Catherine de Médicis - entourage de François Clouet
캐서린 드 메디치(Catherine de' Medici)
Queen consort of France (Henr II, 1547.03.31 – 1559.07.10)
Queen regent of France (Charles IX, 1560.12.05 – 1563.08.17)
Workshop of François Clouet, Public domain, via Wikimedia Commons, Link
그러나 여왕의 남편은 king consort라 부르지 않는다. 대부분의 나라에서 남성이 왕위를 계승해왔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king과 queen이라 할 때 queen은 왕후를 뜻하므로, king보다 queen의 직함이 낮은 것으로 인식된다. 또 consort를 생략했을 때, king과 queen이라 하면 king이 주권자로 느껴진다. 여왕의 배우자가 여왕 보다 높은 직함을 가질 수 없으므로, king consort라는 단어는 보통 사용하지 않는다.  일관된 단어는 없는데, prince consort라 부르는게 일반적이라 한다. 

보통 역할은 왕의 조력자로서, 왕실 내의 인물들을 관리하고, 자식 교육, 왕실 사람들이 물의를 일으키지 않도록 관리하는 등의 역할을 한다. 유럽에서 왕의 혼인은 보통 다른 나라의 왕족과 이루어졌기 때문에, 문화적 교류자의 역할도 했다. 왕의 총애가 큰 경우 실질적 권력을 휘두르기도 하는데, 왕을 뒤에 업은 권력이으로 왕이 사망하면, queen 직함 외에 아무 힘도 가질 수 없다.   

Queen Dowager(왕태후, 왕대비, 왕의 미망인)

왕이 사망하면 queen consort는 queen dowager가 된다. 이전 왕후로 왕족의 대우를 받고 살지만, the queen이라 언급되지 않고, a queen이라 한다(위의 두 queen은 the Queen이다.). 뭔 말인지는 알겠는데 우리말하고 달라서 해석은 못하겠다. 왕이 일찍 죽어 빨리 바뀌면, 여러 명의 queen dowager가 존재할 수 있다(우리나라의 경우 대왕 대비, 왕대비). 주권국이 왕국이 아니면 역시 Empress dowager, princess dowager 등 이다. 

Queen Mother(왕태후, 왕대비, 왕의 모후)

왕이나 여왕의 어머니로, 왕후였던 사람이다. 

대부분의 queen dowager는 queen mother이기도 하지만, 자식이 없거나, 자식이 왕위에 오르지 못하면 queen mother는 되지 못하고, queen dowager로 남게 된다. queen mother 였다가 왕인 자식이 먼저 죽으면, queen mother라는 직함은 잃고 queen dowager로 남는다. 

왕이 자식에게 양위하고 자식이 새로 왕위에 올랐다면, 상왕의 Queen consort는 Queen dowager는 아니지만, Queen mother가 된다. 

딸이나 아들이 왕이 되었지만, 왕후였던 적이 없는 여성은 왕의 어머니로서 왕족의 대우는 받지만 Queen Mother란 직함으로 불리지는 않는다. 

우리나라의 경우에 대입해 본다면, 유명한 왕후 중 선조의 비였던 인목대비(아들 영창대군은 왕위에 오르지 못했다.)와 영조의 비였던 정순왕후 (정조는 영조의 맏아들 효장세자의 양자가 되어 왕세손이 되었다.)는 Queen mother가 되지 못한  Queen Dowager 이다.

이 기준에서 인수대비는 세자빈이었지만, 의경세자가 일찍 죽어, 왕후가 된 적이 없기 때문에 Queen이란 호칭 자체를 붙이지 못하며, Queen Mother라 불릴 수 없다. 사실 성종도 예종(성종의 작은 아버지)의 아들로 입양되었기 때문에 법적으로 성종의 어머니도 아니니, 왕후가 되지 못한, 왕의 어머니도 아닌 셈이다. 

Queen Regent(섭정 왕후, 섭정 왕태후)

왕이 외국으로 오랜 기간 출정을 나가 자리를 비울 때, 혹은 몸이 아파 직접 통치를 못할 때, 자신의 권력을 왕후에게 위임했을 경우 왕후는 Queen Regent가 된다.  또 왕이 죽고 새로운 왕이 세워졌는데, 너무 어려 직접 통치하기 어려워 왕후가 섭정으로 선정되었을 경우도 Queen Regent가 된다. 유럽에서는 이러한 경우 왕위 계승권자 중  순위가 가장 높은 성인이 섭정을 하거나 따로 섭정관을 임명 하므로, Queen Regent는 매우 드물다.

헨리 8세가 프랑스로 출정갔을 때, 아라곤의 캐서린에게 왕권을 위임하고 갔기 때문에 그 기간 동안 아라곤의 캐서린은 Queen Regent였고, 말년 건강 악화로 통치를 제대로 못할 때는 캐서린 파가 Queen Regent 였다. 헨리 8세가 죽고 어린 에드워드 6세가 왕위에 올랐지만, 이 때는 따로 섭정관이 임명되었기에, 캐서린 파는 queen dowager 였다.

우리나라의 경우 어린 임금이 왕위에 오르면 대비가 수렴청정을 했는데, 이 경우 Queen regent이다.  세조의 비였던 정희왕후(성종 수렴청정), 중종의 비 문정왕후(문종), 명종의 비 인순왕후(선조), 영조의 비 정순왕후(순조), 순조의 비 순원왕후(헌종, 철종)가 있다. 세자빈이었다가 추존 왕비가 된 효명세자의 빈 신정왕후(고종)는 Queen Regent는 아니고 그냥 Regent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