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2/2018

캐나다의 대마 합법화 소식을 듣고


2018년 10월 17일 캐나다에서 대마를 전면적으로 합법화를 했단다. 자치단체 단계에서 합법화한 나라는 꽤 있지만, 국가가 직접 전면적 합법화를 선언한 나라는 우루과이에 이어 캐나다가 두 번째로, 18세 이상의 성인이면 누구나 대마를 재배, 소지할 수 있고, 개인의 경우 소지는 30g 이하, 재배는 4 그루 이하로 제한되며, 판매할 경우에는 허가를 받아야 된다고 한다. 근절을 할 수 없으니 차라리 양성화를 하여 세수를 늘리겠다는 취지도 있다고.

사실 대마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사용금지는 20세기에 들어서 시작되었다. 그 전까지 대마는 인류에게 굉장히 유용한 재료였다. "대마"하면 "대마초"를 떠올릴지도 모르지만, "삼베"라고 하면, 이불이나 옷을 생각하지 대마초를 먼저 생각하지 않는다.
대마라 하면, 식물을 지칭하고 삼베라 하면 대마 식물의 줄기 껍질을 벗겨 얻은 섬유로 짠 옷감이라 할 수 있다.

인류가 대마를 사용한 것은 거의 10000년전 부터이다. 인디아, 페르시아 지역을 원산지로 하지만, 워낙 기후 적응성이 좋아 전세계적 으로 퍼져 있다.

CarteChanvreVert
(Meul), CarteChanvreVert, CC BY-SA 3.0
(대마가 자라는 지역이다. 너무 추운 곳과 사막지역을 제외하고 기후와 환경을 가리지 않는 모양이다.)

Cannabis sativa Koehler drawing
By Walther Otto Müller [Public domain]
역사적으로 유럽에서는 아마라는 식물에서 얻은 섬유, 린넨이 많이 사용되었으므로 삼베를 의류용으로 많이 사용하지는 않았지만, 아시아에서는 수천년 동안 옷이나 신발, 밧줄, 범포 등을 만드는 데에, 또 씨앗은 식품으로도 사용되었다. (대마와 관련되면 범죄 취급하더니 요즘들어 건강식품으로 헴프시드라며 판매하는 것이 보인다.) 물론 향정신성 물질로도 사용되었다.
(영화를 보면, 남미나 아프리카 원주민 무당이 의식 중에 어떤 물약을 먹거나 하여 환각 상태에서 예언을 하거나 하는 장면들이 나오는데, 향정신성 성분을 포함한 대마도 그런 방식으로 사용되었던 것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대마초는 강한 마약이 아니지만, 대마의 잎과 꽃에 있는 성분을 농축해서 만든 해시시는 강한 마약이니 영화에서 보는 그런 효과를 나타낼 것 같다.)

우리나라는 한민족이 한반도로 들어오면서 가지고 온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고려시대에 문익점이 목화를 몰래 들여오기 전에, 우리나라 평민 이하의 사람들이 입고 살았던 옷은 당연히 비단은 아닐 것이고, 모시는 더 고급으로 여겨지고 경작도 남부일부 지역에서만 되니, 아마도 삼베옷일 것이다.

역사적으로 별 문제없이 사용되던 대마가 향정신성 성분을 포함하고 있다고 하여 사용이 금지되기 시작한 것은 20세기 초반 부터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도 삼베를 만들기 위한 대마는 정부의 허가를 받고 재배한다.

Drug danger and dependence
Drug_danger_and_dependence.png: Thundermaker derivative work: Jon C (talk),
  Drug danger and dependence, CC BY-SA 3.0
향정신성 물질의 의존성을 나타낸 위의 그래프를 보면, 대마의 의존성은 카페인과 비슷하고, 니코틴이나 알콜보다 낮다.
(LSD는 굉장히 낮다. 사이키델릭 음악이 유행하던 시절 음악가들이 LSD 복용하고 환각상태에서 명곡을 작곡했다느니 하는 말을 들었고, 그런 음악가들이 마약 중독이니 하는 소리도 들어 굉장히 중독이 심한 약물인 줄 알았는데, 중독에 이르게 될 때는 다른 마약을 사용한 경우인가 보다. 저 도표대로 하자면, 술 먹고 진상 부리는 인간들에 대해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 대마는 소지한 것 만으로도 체포되는데, 재판에서 보면 술 먹고 범죄를 저지르면, 심신미약이니 뭐니 핑계를 대고 정상참작한다하며 감형해 주는경우가 수두룩하다. 마약 먹고 범죄를 저지르면 그런 것 없다. 그러니 술 먹고 범죄를 저지르는 인간들도 감형이 아니라 가중처벌 해야한다.)
활성량/치사량(active/lethal ratio)가 낮다는 것은 적은 양에도 효과가 나타나니 다른 약품보다 치사량에 이르기까지 사용하기는 어렵다는 의미이로, 인체에도 다른 약품보다 유해하지 않다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향정신성 물질이므로 한 번 손대면 다른 더 강한 약물에 손을 댈 가능성이 커진다는 이야기도 카페인, 담배, 알콜하고 비교하면....이들 보다는 가능성이 적을 듯한데.
그런데, 담배나 알콜과는 달리 왜 대마만 향정신성 물질로 금지되었을까 의아한 생각이 든다.

그런 생각을 한 사람이 나뿐만이 아닌지 대마에 관한 음모론이 있다.
대마는 Cannabis라는 식물 속에 속한다. 한해살이 암수딴몸 식물이다.
이 식물 속에는 세 가지 종이 있는데, Cannabis sativa, Cannabis rudealis, Cannabis indica가 그것이다.  이렇게 나누는 기준은 이 식물에 포함되어 있는 향정신성 화학성분 THC(tetrahydrocanabinol)과 CBD(cabanidiol)의 함유량 비율이다.  Cannabis sativa는 헴프(hemp)라 부르며  THC성분이 CBD보다 많고, 마리화나(Marijuana)라 부르는 Cannabis indica는 THC성분보다 CBD가 더 많다. 겉모습을 보면 헴프는 키가 크고, 마리화나는 키가 작고 잎이 넓다.(우리나라에서는 둘 다 대마라 부른다.) Cannabis rudealis는 화학성분은 그 둘의 중간이고, 겉모습은 좀 더 작다고 한다. 그러나 이 세 종이 다른 종인지 같은 종인지 아종인지에 대해서는 아직도 논란이 많다.
(식물은 빽빽하게 심으면, 키가 많이 자라고, 잎이 덜 자라며, 심는 간격은 넓게 하면, 키는 덜 자라고 잎이 무성해지므로, 섬유용은 빽빽하게 심어서 잎의 성장을 억제하고 줄기의 섬유질을 우수하게 만들고, 끽연용은 넓은 간격으로 심어 잎을 최대한 많이 생산할 수 있게 한다고 하는데, 그러한 상황으로 인한 한 종의 개체변이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 식물의 줄기는 벗겨서 섬유로 사용한다. 옷, 신발, 침구와 같은 의류용, 노끈, 밧줄, 범포, 포대, 캔버스(canvas; 이 단어의 어원은 cannabis다.)  지폐와 같은 고급 종이 등 산업용으로,
줄기를 벗기고 난 목질부는  분쇄 압축해서 건축용 자재, 펄프를 포함하니 일반 종이 만드는데 사용하고,
씨앗은 필수 아미노산 및 지방산을 포함하고 있어  질 좋은 식품으로, 기름을 짜서 식용 기름으로, 화장품 만드는데도 사용한다.
이 식물을 마약으로 금지하게 만든 꽃과 잎사귀에 포함된 화학 성분은 진정제, 항우울제, 진통제등 의약품으로 사용되고 있다. 대마초 자체도 다른 진통제가 잘 듣지 않는 말기 암환자에게게 진통제로 사용된다고 한다.(CSI:마이애미에서 호레이쇼 케인 반장과 결혼하는 마리솔 델코가 마리화나 때문에 문제가 생겼는데, 알고보니 암환자였다더라 하는 내용과, 수잔 서랜든과 줄리아 로버츠가 나오는 스텝 맘이란 영화에서 수잔 서랜든이 암환자가 되어서야 마리화나를 합법적으로 피울 수 있게 되었다고 말하는 내용이 있다.)
그리고 남은 식물성 폐기물로는 바이오 디젤을 만들 수 있다.
역사적으로도 아시아에서는 거의 10000 년을 꾸준히 섬유용, 또는 종교 의식용으로 사용되었다. 이집트에서도 대마로 만든 유적이 발견되었다. 유럽에서는 16세기 경부터 배의 돛을 만드는데, 밧줄, 노끈 만드는데, 화가들의 캔버스에 사용되었다. 동양에서도 끽연용으로는 담배가 소개된 이후부터 사용되었다고 한다. 나폴레옹의 군대는 알콜 대신 해시시를 사용했다고도 한다. 그리고 근세에 들어 의약품으로의 사용을 위한 연구가 시작되었다.(출처:위키백과)

이렇게 유용하게 사용되던 대마가 20세기 들면서 미국의 주도로 사용이 금지되기 시작했다. 그래서 마리화나 음모론이 생겨났다.
"카나비스는 사람에게 유해하기 때문이 아니라 기업에게 유해하기 때문에 금지되었다"는 것이 이 음모론의 요점이다.
20세기 초는 산업이 급발전하면서 부의 편중이 시작된 시기이다.
대마에 대해, 돈을 벌기 시작한 담배업자, 알콜업자들의 견제가 시작되었다.
기후와 환경을 거의 가리지 않고 1년만에 2 m 가량 왕성하게 자라나는 대마는 그 시절 갑부들이었던 제재소 주인들에게도 경계의 대상이 되었다.
그 시기는 인조섬유의 개발이 막 시작되던 때이다. 듀폰과 같은 거대기업이 목재로부터 레이온, 석유로부터 나일론, 폴리에스터 및 수 많은 합성섬유들을 개발을 시작했다. 섬유로 사용되는 대마는 이들로부터도 견제의 대상이 되었다.
그래서 이들의 로비에 의해 카나비스는 사람에게 유해한 물질이 되었다는 것이다.
그때까지 일반인들이 사용하던 헴프(hemp)라는 용어는 사람들에게 너무 좋은 인식을 가지고 있는 단어였기 때문에 헴프가 나쁘다고 선전해도 별로 효과가 없을 것 같아 멕시코에서 은어로 사용되던 마리화나라는 용어를 가져왔다. 황색언론을 이용해 마리화나가 헤로인이나 코카인과 같은 마약만큼이나 혹은 더 유해하며, 대마초를 피우면 폭력적이된다고 일종의 가짜뉴스를 대량 살포하여, 대마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을 바꾸고, 대마를 미국에서 완전 금지시켰다는 것이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어딘가 수긍이 가는 내용이다.
위의 도표를 보면 마리화나는 환각제나 각성제가 아니다. 진통제로 사용하니 오히려 이완제에 가깝고, 그 성분으로 항우울제도 만드는 것을 보면 폭력적 성향을 일으키거나 하지는 않을 것 같다.
음모론에 따르자면 미국의 면화 업자들도 금지에 한 몫을 했을 것이다. 재배한 땅을 고갈시키고 많은 물이 필요하며, 살충제도 많이 사용하는 환경파괴적인 면화보다는 같은 셀룰로스 섬유이면서도 환경친화적인 hemp를 많이 생산할 수 있을 테니 말이다.
최근들어 환경보호가 큰 문제점으로 대두되는 상황에서 점차적으로 미국에서 대마의 사용이 허용되기 시작했다. 의료용을 목적으로 한 재배는 허락한다고.
허가를 받고 재배한다는 것은 독점을 낳고, 독점은 돈의 쏠림을 만든다.
환경문제가 대두되기 전에는 금지시켜, 기업들이 돈을 벌었고, 이제는 허가받고 재배하는 사람들이 돈을 벌게 될 것이다.
환경과 기후적응성이 좋아 아무나 잘 키울 수 있는 식물인데.

종이를 만드는데 아름드리 나무가 아닌 한해살이 식물인 대마를 사용했다면, 얼마나 많은 커다란 나무들을 베지 않아도 되었을까.  사용할 만한 목재를 만들 나무를 키우는데는 수십 년이 걸리지?
삼베가 뻗뻗해서 싫다면, 그 셀룰로스를 녹여서 부드러운 레이온을 만들면 된다. 레이온은 생산과정이 환경파괴적이니 그보다 훨씬 환경친화적인 텐셀을 만들어야 하겠군. 땅을 망가뜨리는 면섬유도, 생분해 때문에 문제되는 합성섬유도 모두 대체할 수 있겠다.
목질부를 파쇄 압착하면, 플라스틱을 대체할 수 있는 성형품도 만들 수 있다. 생분해 문제도 해결되는 것인가?
담배를 피우거나 술을 마시는 것은 범죄가 아닌데, 대마초 피우는 것이 범죄인것이 타당한가? 의존성은 더 낮다. 사람에게 담배나 술이 더 유해한 듯한데.
아무나 재배할 수 있고, 담배 대신 필 수 있으면, 담배값은 들지 않는 거야?
씨앗을 받아서 먹으면 식비도 좀 줄일 수 있을까?

과연 논란의 중심이 될 만한 식물이다.

0 개의 댓글:

댓글 쓰기